수도권 일대에서 2,200억원대의 사설경마를 한 8개 조직과 돈을 받고 이들에게 경마 정보를 제공한 기수, 경찰관 등 34명이 적발됐다. 적발된 베팅 금액과 인원은 사설경마 수사 사상 최대 규모다.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학석)는 28일 사설경마조직 총책 김모(44)씨, 한국마사회 소속 기수 강모(31)씨, 과천경찰서 박모(40) 경사 등 19명을 한국마사회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11명을 불구속기소, 4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5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과 경기 양평 일대 전원주택과 펜션 등을 빌린 뒤 전화와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 경마 도박 참가자들로부터 베팅을 받는 수법으로 474억원 규모의 사설경마 조직을 운영한 혐의다. 김씨는 브로커에서 수수료를 주고 도박 참가자를 모집했으며 경주결과를 맞히면 배당금을 주고, 맞히지 못한 경우에도 베팅금액의 20%를 송금해 재참가를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단속을 피해 1, 2주 단위로 장소를 옮겨 다니며 사설경마를 계속해 왔다.
구속된 임모(47)씨의 경우 브라질로 도피했다가 귀국한 뒤 아내와 함께 432억원대의 사설경마 조직을 운영했으며, 105억원대의 조직을 운영한 김모(34)씨는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으로 밝혀졌다.
한국마사회 소속 기수 강모(31)씨 등 전ㆍ현직 기수와 조교사 등 4명은 사설경마 조직으로부터 돈을 받고 경마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씨는 지난해 1∼4월 두차례 9,000만원을 받고 사설경마 조직에 경주마의 건강상태 등을 제공했으며, 사설경마 조직은 이 정보를 활용해 도박 참가자들의 당첨 확률이 높은 베팅을 피해간 것으로 밝혀졌다.
박 경사는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씨가 사설경마 혐의로 입건되자 사건을 무마해준다는 명목으로 김씨로부터 1,28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한국마사회가 인터넷이나 ARS(자동응답시스템)전화 등을 통해 승패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사설경마를 조장한 측면이 있다”며“앞으로 실시간 정보제공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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