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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장마 없는 英기상청 예보 모델 도입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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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장마 없는 英기상청 예보 모델 도입한다니…

입력
2007.11.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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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기상청 국정감사 때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가 떨어진 이유가 낙후한 수치예보모델 때문이라는 신랄한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기상청은 2008년 영국 기상청의 모델을 도입, 2009년까지 시험운용을 거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거기에 한국형 모델을 자체 개발, 2015년부터 활용키로 했다.

기상청은 일본의 예보 모델을 수입, 2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모델의 구조와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제반 문제를 개선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보의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폐차 직전에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기상청이 영국 기상청의 예보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우려되는 점이 많다. 영국은 여름철 장마가 없고 기상시스템이 우리와 매우 다르다. 그런 영국의 개발자가 한국의 기상 특성에 맞춰 모델을 그때그때 개선해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게다가 2010년부터 약 5년 동안 영국의 새 모델을 운용하면서 한국형 모델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물론 예보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이 있다면 두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겠지만 지난 20년간 일본에서 들여온 모델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에 비쳐보면 하나라도 잘 할 지 장담할 수 없다. 아니 둘 다 제대로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근본적이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영국 모델을 도입하는 대신 그 모델 구입 비용으로 고급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그 인력을 자체 모델 개발에 집중시켜야 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외국 모델을 도입하면 제대로 운용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가 생기거나 한국 실정에 맞게 다듬어야 할 때면 매번 개발자에게 의뢰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고 비용 문제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처음에 힘들더라도 지금 당장 자체 모델 개발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려면 모델 개발자와 모델의 예보 결과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예보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저작권자>

김영준ㆍ미국 해군기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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