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는 20일(현지시간)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동북아 다자안보 체제 구축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노 대통령이 주재한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세 정상은 동북아 안보협력 체제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으며, 3국 협력 증진을 위해 향후 적절한 시기에 별도의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한반도 평화 체제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정전협정의 당사국으로서 한반도 평화 체제 협상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정상은 그간의 3국 협력 성과를 정리한 '2007 한ㆍ중ㆍ일 3국 간 협력 실적 보고서'를 승인한 뒤 중ㆍ장기적으로 3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어 별도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총리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뒤 사망한 한국인 군속과 군인 유골 101위를 내년 1월 초쯤 한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일본 도쿄(東京)내 사찰 유텐지(祐天寺)에 보관된 한반도 출신 유골은 1,135위이며, 이 중 북한 쪽 유골을 제외한 704위 가운데 유족의 의사를 확인한 101위가 우선 봉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다 총리는 또 북한 문제에 대해 "납치자 문제와 북한과의 과거청산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된다"고 말해 북일 관계에서 납치자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전임자들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편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후쿠다 총리가 "건강해 보여 이번 대선에 출마해도 될 것 같다"고 농담을 하자 "헌법에 한번만 하도록 돼 있는데 해보니 5년이 좀 긴 것 같다"며 "한국의 정치구도는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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