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이 끝났다. 수험생들은 후련한 심정이겠지만 예비 수험생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만 간다. 마음만큼 무거운 것이 수험생들의 엉덩이.
자생한방병원이 청소년척추캠페인을 펼친 경인지역 6개 고교 1,012명의 학생을 조사한 결과, 63.2%가 ‘하루 앉아있는 시간 12시간 이상’인 반면 ‘운동 시간 1시간 미만’이 48.9%나 됐다. 이들 중 24.5%는 ‘운동 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할 정도로 고교생들의 엉덩이는 무겁다.
이렇게 하루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앉아있으면 무엇보다 걷기, 조깅,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으로 척추와 주변 근육이 받는 긴장을 풀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 수업량 6시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운동 시간은 여의치 않다. 따라서 앉아있는 동안 바른 자세를 갖추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바른 자세를 습관화할 수 있는 요령을 익혀두는 것이 척추 보호의 지름길이다.
자생한방병원 박병모 원장은 “턱을 당기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는 기본 자세 외에 독서대 사용, 고개 젖히기 등 가벼운 습관만으로도 척추를 지킬 수 있다”며 위한 다섯 가지 생활 습관을 제시했다.
1. 10분 이상 걸어라
학교와 학원을 오갈 때 대중교통이나 승용차를 주로 이용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걷는 시간은 거의 없다. 그러나 등ㆍ하교길에 걷는 시간을 10분 이상만 할애해도 척추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운동과 달리 걷기는 몸 전체를 무리없이 골고루 움직이게 해 준다. 또 오래 앉아있는 동안 긴장된 하반신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장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 예방에도 그만이다.
2. 독서대를 사용하라
두번째 생활 습관은 독서대를 사용함으로써 학습시 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 회 ‘잘못된 자세’ 편에서도 지적했듯이 청소년들의 학습 자세는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거나 턱을 괴는 등 자신도 모르게 척추를 비뚤어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차라리 독서대를 책상에 두고 학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서대에 놓인 책을 보기 위해서는 허리를 바로 세우고, 턱을 당겨야지만 편한 자세가 되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습관화하기 적합하다.
3. 가슴을 활짝 펴라
특히 여학생들이 지켜야 할 세번째 습관은 원더우먼처럼 가슴을 활짝 펴라는 것이다. 사춘기가 지난 여학생일수록 가슴을 웅크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학생들의 경우라면 슈퍼맨처럼 가슴을 당당하게 펴는 것이 중요하다. 가슴을 웅크리는 습관을 갖게 되면 등이 거북이처럼 구부정해져 허리, 목 등에 척추 질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소화력도 떨어지기 쉽다. 가뜩이나 오래 앉아있는 청소년들은 소화불량에 걸리기 쉬운데, 등까지 구부리면 등뼈와 연결된 위장 신경이 자극받아 소화력이 떨어진다.
4. 고개를 수시로 젖혀라
네번째 습관은 고개를 수시로 젖히라는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칠판을 쳐다보는 것 외에는 고개를 파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시로 한번씩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추 곡선이 일자로 펴지는 거북목 예방에 효과적이다.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양 손의 두번째 손가락을 맞대고 목 뒤로 넘긴 후 손가락을 지지해서 고개를 뒤로 젖힌 채 10초 이상 정지하는 것이다.
5. 당당하게 졸아라
마지막 생활 습관으로는 척추 건강을 위해 당당하게 졸 필요가 있다는 것. 수업시간 중 나른해지면 한쪽 팔을 책상에 베거나 고개만 끄덕이며 잠을 청하는 학생이 꽤 눈에 띈다. 그러나 이렇게 무방비로 조는 순간에 척추는 비뚤어지기 쉽다. 또 깨고 나면 간혹 목 근육이 뻐근해 고개가 잘 돌아가지 않는 ‘낙침’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낮잠을 자는 가장 바른 자세는 책상에 쿠션이나 무릎 덮개를 말아 만든 임시 베개를 놓고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다. 수업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쉬는 시간에는 적어도 제대로 자는 것이 척추를 보호하는 지름길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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