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장진(36)이 다음달 7일부터 공연되는 ‘연극열전2’의 첫 번째 작품 <서툰 사람들> 의 작가와 연출가로 3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온다. 2004년 <택시 드리벌> 연출 이후 영화감독 겸 제작자로 살았던 그다. 택시> 서툰>
“은근히 부담스럽다니까. <서툰 사람들> 은 스물 세 살 때 쓴 희곡이지만 직접 연출하기는 처음이에요. ‘원작자가 만들었는데 재미없다’ 소리를 들을까 싶어 조마조마하죠.” 서툰>
타고난 이야기꾼인 그는 서툰 도둑 장덕배와 수다스러운 집주인 유화이의 하룻밤을 그린 코미디 <서툰 사람들> 을 3일 만에 완성했다. 혹시 재능에 대한 자랑일까. “3일 만에 썼지만 2년이나 다듬고 또 다듬은 작품인 걸요. 물론 그런 건 있죠. 시나리오나 희곡 같은 재료 문학은 리듬을 탔을 때 빨리 쓰지 않으면 완성을 못하니까 속도를 내야 해요.” 서툰>
그가 연극열전2 때문에 연극인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내가 영화 감독이 돼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그는 상업 자본의 위력이 콘텐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화계 분위기에 지친 듯했다. “<서툰 사람들> 은 연극열전이 아니었어도 공연을 진행했을 겁니다. 그런데 연극열전2 작품 면면이 이렇게 화려한 걸 미리 알았다면 저도 신작을 준비했을 텐데요. 하하.” 서툰>
사실 그는 연극계 발전을 위해 신작을 계속 내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믿는다. 작품을 어떻게 안착시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코미디는 더 그렇다.
“코미디가 쉽다고 생각하지만 대중의 나쁜 취향과 좋은 취향 중 좋은 취향만 자극해 끌고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배우들의 탁월한 역량과 에너지가 필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류승룡, 강성진, 장영남 등 소위 ‘장진 사단’으로 불리는 잘 아는 배우들과 작업을 함께 한다. 그런 점에서 탤런트 한채영의 출연은 의외다. “본인이 연극을 하고 싶어했던 터라 노력이 대단해요. 아줌마가 돼서 그런지 핀잔을 들어도 잘 받아 넘기고. 스타 마케팅처럼 비칠까 싶어 조바심 낸 부분이 있는데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2009년부터는 영화보다 연극 연출에 무게를 실을 생각이다. “<서툰 사람들> 은 ‘좋은 대중성의 회복’이 될 것”이라는 그는 “대중의 좋은 취향을 현명하게 끌어내서 앞으로 1년에 2~3개월씩 올릴 수 있는 고정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툰>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사진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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