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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헤지펀드 2009년 조기 도입을"/ 증권연구원 3단계 로드맵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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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헤지펀드 2009년 조기 도입을"/ 증권연구원 3단계 로드맵 제안

입력
2007.11.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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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외환위기의 신호탄이었던 태국의 바트화 폭락. 이듬해 국제통화기금(IMF)은 G7재무장관회의 보고서에서 "바트화 하락을 예상한 헤지펀드들이 폭락 2개월전부터 대량 보유중이던 바트화 투매에 나서 태국을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올 3월말 기준 전세계 헤지펀드 규모는 1조7,000억 달러. 최근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성장률(20%)과 수익률(10%)로 볼 때, 2012년 헤지펀드는 4조6000억 달러, 차입투자까지 합하면 최대 16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5년후 국부펀드 규모보다 크고 전세계 뮤추얼펀드의 절반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오랜 세월 헤지펀드는 우리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인식되며 흔히 '투기세력'과 동일시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라 밖 사정은 다르다. 장기간 주식시장보다 높은 평균수익률을 내며 해마다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IB)들도 앞 다퉈 뛰어들고 월가의 천재들도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사악한 투기자본'으로 몰아붙일 수도 없다. 세계금융시장의 엄연한 주인공이자,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우리나라도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정부도 이런 연유에서 헤지펀드에 대해 '2010년 이후 단계적 도입' 방침을 밝혀왔는데, 마침내 그 세부 연구용역결과가 20일 발표됐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 증권연구원 노희진 정책제도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등을 고려해 우선 일정 자격을 갖춘 적격투자자가 운영하는 헤지펀드 성격의 사모펀드를 자본시장통합법 발효에 맞춰 2009년부터 조기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헤지펀드수는 아시아 전체의 약 2%, 자산규모 4.1%로 경제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재 헤지펀드 형태로 허용된 사모투자펀드(PEF)도 해외 헤지펀드와 비교해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증권연구원이 제안한 로드맵은 ▦1단계로 2009년내 적격투자자 사모 헤지펀드를 도입한 뒤, ▦1~2년 후 2단계로 소수투자자 사모 헤지펀드와 일반 투자자의 기회 확대를 위한 펀드오브펀드 공모형 헤지펀드를 도입하고, ▦마지막 3단계로 기존 PEF와 통합하는 것이다.

구체적 운용방안도 제안됐다. 크게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운용과정은 잘 살펴보겠다는 것. 노 팀장은 "역외설립이 가능한 헤지펀드는 펀드 자체에 대한 규제 실효성이 거의 없어 펀드 설립시 사후신고 등으로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아울러 펀드가 자기자본보다 많은 부채를 받아 운용하는 레버리지(지렛대효과) 투자와 자기자금 투자, 공매도(보유하지 않은 증권을 빌려서 매도) 등 헤지펀드 특성에 맞는 투자기법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헤지펀드는 그 취지에 맞게,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도록 풀어놓자는 얘기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펀드 규약에 따라 일정 정보를 제공하고 시스템 리스크 예방을 위해 금융감독당국에 헤지펀드의 차입규모를 보고하는 규정을 신설할 것도 제안됐다.

조원동 재경부 차관보는 축사를 통해 "내년부터는 PEF가 역외펀드를 통해 해외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헤지펀드가 전면 허용된다"며 "정부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연말까지 최종 로드맵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란?

소수 거액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집한 뒤 공매도 등 다양한 투자기법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 조지 소로스의 '퀀텀그룹'이 대표적이다.

주식 채권은 물론, 선물 옵션 같은 파생금융상품, 원유 가스 금 등 실물상품까지 전방위 투자를 통해 경기상황과 관계없이 플러스 수익을 추구한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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