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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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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입력
2007.11.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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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 창비"똘레랑스가 앵똘레랑스에 똘레랑스를 보일 수는 없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가 1694년 11월 21일 태어났다. 1778년 몰. “나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그 견해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이 그 견해를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 볼테르의 이 말만큼 똘레랑스(‘관용’ ‘용인’ 혹은 ‘화이부동’)와 앵똘레랑스(똘레랑스의 반대)의 개념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건 없다.

20세기말의 한국사회에 똘레랑스의 메신저가 된 것이 홍세화(60)의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1995)였다. “흔히 말하듯 한국사회가 정(情)이 흐르는 사회라면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흐르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홍세화는 이 책에서 “당신의 정치ㆍ종교적 신념과 행동이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우선 다른 사람의 정치ㆍ종교적 신념과 행동을 존중하라” “다름을 다름 그대로 받아들이고 차별, 억압, 배제의 근거로 하지 말라”는 프랑스의 똘레랑스 정신과 역사를 소개하고, 구체적 사례들로 한국사회 현실과 비교하고 비판했다.

‘빠리’에서 택시운전을 했던 한국인, ‘꼬레(한국)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 갈 수 있었지만 막상 조국 한국에는 갈 수 없었던 정치적 망명자 홍세화가 이 책에서 자신의 아픈 사연에 실어 전한 똘레랑스 개념은 이후 한국사회를 보는 중요한 비판적 잣대가 됐다.

홍세화는 2002년 귀국했다. 그 사이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등의 책을 통해 한국의 수구언론, 극우세력을 집중비판해온 그의 똘레랑스 개념은 “앵똘레랑스에는 앵똘레랑스로”라는 것으로 발전한다.

“이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직 힘에만 의지하는 앵똘레랑스 세력에 대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똘레랑스의 부드러움은 앵똘레랑스에 대한 단호한 앵똘레랑스를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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