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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우즈벡전 졸전끝에 0-0 '말문도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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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우즈벡전 졸전끝에 0-0 '말문도 막혔다'

입력
2007.11.2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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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정신차려, 한국!”이란 응원 구호를 내뱉었다. 올림픽대표팀의 주장 김진규(23)는 “지금까지 치른 경기 중 최악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토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TV 앞에 둘러앉은 국민들은 한국 축구의 실망스런 수준에 말문을 잃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출범 이후 최악의 졸전을 펼쳤다. 17일 저녁(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B조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벡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90분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펼치며 0-0으로 비겼다.

예선 성적 3승2무(승점11)가 된 한국은 이날 같은 조 2위 바레인이 시리아와 뜻밖의 1-1 무승부를 거둬 승점 10에 머무는 바람에 조 선두를 유지했다.

한국은 오는 21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최종예선 마지막 6차전에서 바레인과 비기기만 해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지난 8월 대한축구협회가 ‘무리수’를 써서 사령탑 자리에 앉힌 박성화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이 남는 승부였다.

당시 축구협회는 K리그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에 오른 지 보름밖에 되지 않은 박 감독을 자진사퇴한 핌 베어벡 감독의 후임으로 앉혔다. 이유는 박 감독만큼 23세 이하로 구성된 올림픽대표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

그러나 우즈벡전에 나타난 박 감독의 용병술은 심각한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아직 경기 감각을 되찾지 못한 박주영을 선발로 기용했고 장신 수비수 김근환을 후반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나마 탄탄했던 수비마저 흔들렸다. 우즈벡 공격수들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우즈벡전은 ‘박성화호’ 출범 이후 가장 긴 11일의 소집 훈련이 실시됐다. 우즈벡 현지 기후와 그라운드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박 감독이 직접 현지 답사까지 했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패스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최악의 경기력이 나온 것에 대해서 축구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특히 올림픽대표팀의 전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올해 각급 대표팀의 부진 속에서 그나마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올림픽대표팀이었다.

최종예선 전 단계인 2차 예선 6경기에서 10골을 넣고 3실점했다. 하지만 사령탑이 바뀐 이후 5경기4골이라는 빈공에 그쳤고 조직력은 점점 와해되고 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최악의 경기였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었다”면서 “지도자가 엄하다고 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다. 감독의 가장 중요한 몫은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것”이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인은 “전술적 오류를 논리적으로 따질 수도 없을 만큼 형편없는 경기였다. 이래서는 바레인과의 최종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혀를 찼다.

원정경기라는 측면을 감안해도 사실상 본선행이 좌절된 우즈벡에게 스코어를 떠나 내용 상으로도 제압당한 것은 올림픽호의 위기가 단편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음을 뜻한다.

당장 21일 바레인과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올림픽 본선에 나가더라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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