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현재보다 금리를 최고 30%포인트 낮춘 연 18% 짜리 소액대출상품을 내주 초 선보인다. 은행권이 서민금융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간판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제2금융권 수준으로 ‘금리파괴’에 나섬에 따라 국내 서민대부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러시앤캐시는 미국 페어아이작사를 통해 2년간 개발해 온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오는 19일 시스템 오픈과 함께 고객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한 새로운 소액대출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러시앤캐시는 현재 대부업법 상 금리 상한(연 49%)에 근접하는 연 48.54%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고객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연 18~48%로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신용도가 우수한 고객의 경우 금리가 현재보다 최고 30%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 등 제도권 금융회사의 대출금리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수준이다.
현재 러시앤캐시가 보유하고 있는 30만명의 대출 고객을 자체 분석해본 결과 연 18%의 최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고객은 2만명(7%)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윤 러시앤캐시 회장은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인건비 등 원가를 크게 낮춰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 신용평가회사들이 제공해온 신용점수와 달리 자체 고객을 대상으로 리스크를 평가해 정확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연내에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새로운 소액대출상품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대부업 상한금리가 연 66%에서 49%로 낮아져 가뜩이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대부업체들은 러시앤캐시의 파격적인 금리 인하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정부의 독려로 소액금융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은행권 공세까지 겹칠 경우, 문을 닫거나 지하로 숨어드는 대부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18% 금리는 일부 저축은행보다도 낮은 수준이어서, 저축은행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 같은 대형 업체는 은행권과 금리 경쟁을 할 수 있겠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향후 대부업 시장은 은행권과 대형 일본계 업체와의 양강 구도로 남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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