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영역별로 난이도에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평이했으나 까다로운 문항이 다수 출제돼 체감 난이도는 비교적 높았다. 특히 수리 '나'형과 언어의 경우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입시전문가들은 "등급제 시행을 고려해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가 분포된 수능"이라고 분석했다.
● 언어영역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 특히 비문학 영역 중 사회, 언어지문이 까다로웠다. 지문의 길이는 짧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소재를 다뤄 독해가 쉽지 않았다. 뒷부분에 어려운 문항이 배치돼 수험생들이 시간배분에 애를 먹었다.
듣기에서는 이야기와 대화, 강연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해 수험생들 언어 사용의 실재성을 파악했다. 쓰기는 주로 창의성과 논리성을 물었다.
문학에서는 김광균의 시 <와사등> 과 김수영의 <사령> , 최일남의 소설 <흐르는 북> , 김만중의 <사씨남정기> 등 수험생들이 익숙한 현대ㆍ고전문학의 지문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희곡으로는 5년만에 출제된 천승세의 <만선> 과 장르 복합지문으로 나온 권호문의 시조 <한거십팔곡> 은 낯선 작품들이다. 비문학 중 역사 제재를 다룬 <태조실록> 에서도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태조실록> 한거십팔곡> 만선> 사씨남정기> 흐르는> 사령> 와사등>
● 수리영역
자연계 학생들이 보는 '가'형은 지난해 보다 다소 쉬운 반면 일부 자연계 학생과 인문계 학생이 선택하는 수리 '나'는 까다로웠다.
새로운 형태의 문제는 없었다. 공식을 단순 적용해 풀 수 있는 문제보다 정의나 개념을 명확히 알아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위주로 나왔다. 특히 '나'형의 경우 행렬과 로그함수의 그래프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가'형의 경우 복수의 정답을 고르는 일명 '보기 문제'가 지난해 7문항에서 5문항으로, '나'형은 4문항에서 3문항으로 줄어 수험생의 문제 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등급제 실시에 따른 변별력 확보를 위해 2, 3개 가량의 문제가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 그림을 통해 규칙성을 찾아가는 공통문항 14번이 대표적 고난도 문항이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난도 문항이 상위권과 중상위권에서 변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국어(영어)영역
요령 위주의 기계적인 풀이보다 다양한 배경지식이나 풍부한 어휘력, 구문이해력을 요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 됐다. 일상생활과 관련된 소재의 문제가 많았고, 문학과 환경 음악 등을 다룬 지문도 다채롭게 나왔다.
난이도와 문제유형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평이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수험생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문법과 어휘문제도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자주 나온 문제유형이 반복 출제 됐다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지문 해석만 정확히 하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변별력을 위해 3, 4개 문항이 까다롭게 출제됐다. 듣기 3번과 읽기 28, 44, 45번이 고난도 문항에 해당한다. 추상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지문이 많았다. 독해에 시간을 얼마나 안배했느냐가 시험의 관건이었다.
● 사회ㆍ과학탐구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사회탐구는 국사, 한국지리, 경제지리, 법과 사회의 난이도가 다소 높았다. 정치와 사회ㆍ문화는 쉬웠다는 평가가 많다. 사회탐구는 최근 미국에서 국내로 돌아온 어재연 장군의 수자(帥子)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 등을 묻는 시사적인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과학탐구 영역은 지구과학Ⅰ을 제외하면 대체로 지난해 수준이거나 쉬웠다. 스모그 발생과 대체 에너지, 당뇨병, 지구온난화 등 생활 속 소재를 다룬 문제가 다수 나온 게 특징이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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