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9일 민주당과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 협상 결렬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 후보 측은 “아직 협상이 완전 결렬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대선 가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 후보는 이번 파동으로 더 구석에 몰리게 됐다.
정 후보를 수행해 이날 부산 창원을 다녀온 신당 박영선 의원은 “정 후보는 민주당과의 협상 결과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예정대로 창원공단 내 중소기업, 부산 한국노총 방문을 마친 뒤 비행기편으로 서울에 올라와 비공식 저녁 모임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정 후보가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은 분명하다.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민주당과의 합당 및 단일화 협상에 나섰던 것은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승부수였다. 일단 호남의 전통적 지지 세력을 복원하고 중도개혁 세력을 끌어 안아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이회창 전 총재와 3자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12일 합당 및 단일화 합의 이후 당내 친노, 재야파의 반발로 정 후보의 리더십에 흠집이 생겼다. 강한 반발을 감내하며 얻어낸 합의가 일단 깨지면서 당 안팎에서 우군을 찾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정 후보는 아직 후보 등록일 전 합당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여의치 않으면 대선일 직전 후보 단일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의 한 측근은 “정치협상에서 결렬과 타결을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며 “판이 깨진 것은 아닌 만큼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 조작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판세가 출렁이고 보수 진영이 분열된다면 범여권 합당 및 단일화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 때 극적인 막판 단일화를 이룬다면 대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정 후보측의 기대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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