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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급제 혼란에 미어터진 입시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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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급제 혼란에 미어터진 입시설명회

입력
2007.11.2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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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알아도 등급은 확신못해" 학생들 불안"한 단계 낮춰가야 하나" 정보전쟁 북새통

“예상 등급이 그대로 나오면 좋겠지요. 그렇지만 아래 등급을 받을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점수는 분명 알고 있지만 등급은 ‘오리무중’이다.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 본격적으로 지원 전략을 짜야 하는 시기지만 수험생들의 혼란은 되레 커지고 있다. 상대평가인 등급제가 처음 도입되는 바람에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등급을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설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가채점에 의한 예상 등급을 일단 참고할 수 밖에 없는 수험생들은 사소한 입시정보 하나에도 목을 매고 있다.

일요일인 18일 한 대입전문기관이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연 ‘2008학년도 대입 설명회’에는 3,000여명의 수험생과 교사 학부모들로 1ㆍ2층이 초만원이었다. 목도리를 코밑까지 두른 여고생, 두꺼운 코트를 껴 입은 학부모 할 것 없이 연단에 선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까 받아 적기에 바빴다.

“수리 ‘가’ 점수가 학원에서 발표한 2등급 컷(커트라인)에 걸려 있는데, 만약 3등급을 받으면 A대학 대신 B대학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서울 D고 이모(18)군은 현장에서 배포된 대학지원 배치표를 뒤적거리다가 가채점 결과와 목표대학의 지원가능 등급이 맞지 않는지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대학이 직접 주최한 입시설명회도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17일 오후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7개 사립대가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연 공동 입시설명회에서는 3,000여개 좌석 중 빈 곳을 찾기 힘들었다. 대학들은 입시 홍보와 학교 자랑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은 각 대학의 수능 및 내신 등급이 전형에 어떤 식으로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모아졌다.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지만 내신 1등급을 예상한다는 서울 J고 김모(18)양은 “고려대와 연세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발표 내용대로라면 내신 등급 간 점수 차가 거의 없다”며 실망스러운 표정이었다. 주요 대학들이 내신 등급간 격차를 거의 두지 않아 내신이 좋아도 혜택이 별로 없다는 불만이었다.

하지만 가채점 직후 느꼈던 영역별 등급 분포 불안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상위권 대학 진학이 목표인 서울 K여고 이모(18)양은 “언어와 수리 ‘나’ 성적이 좋지 않지만 재수는 피하고 싶다”며 “만약을 대비해 다른 중상위권 대학 정보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설명회에 ‘올 인’하는 모습은 수험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학부모들은 초면인데도 자식의 입시 문제를 화제 삼아 옆자리 학부모와 자연스럽게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고3 아들이 언어영역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는 최모(46ㆍ여)씨는 “옆자리에 앉은 다른 수험생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언어영역에 가중치를 주거나 등급간 점수차를 크게 두는 대학 지원은 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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