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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울산 지하 비축기지 건설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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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울산 지하 비축기지 건설 현장에 가다

입력
2007.11.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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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높이는 아파트 10층, 폭은 6차선 도로쯤 됩니다. 큰 동굴을 한번에 뚫기는 어려워 위쪽부터 4단계에 걸쳐 한 층씩 뚫어갑니다. 현재 공사는 39% 진행됐고, 2009년 완공되면 유조선 2,3척 분량의 원유를 비축할 수 있습니다."

16일 경남 울진군 해안의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석유공사 울산비축기지. 해수면보다 80m나 낮은 지하에 대형 동굴을 파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24시간 3교대로 단단한 화강암을 화약으로 부수고, 특수장비인 점보드릴로 굴착하고, 누수 등을 검사해 막고 나면 높이 30m, 폭 18m의 거대한 동굴이 남는다.

시커먼 동굴 벽에는 군데군데 퍼런 표시가 돼 있다. 발파 작업으로 금이 간 암석부분에 스테플러를 찍듯 철근을 박아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작업한 곳이다.

30m 높이로 완공된 동굴 부분은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듯 시멘트를 뿌렸다. 이런 식의 공동(空洞)이 총 연장 2㎞ 길이로 완성되면 통로는 폐쇄되고, 거대한 화강암을 통으로 삼아 원유를 담아둔다.

석유공사 울산건설사무소 윤관용 토목부장은 "지하 암반에서 흐르는 지하수와 석유, 가스로 공동이 가득 차게 되면 그 압력에 의해 기름이 암반 틈으로 흘러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물을 넣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지하에는 길이 2㎞의 저장공동 외에 물을 흘려 넣어 주는 수벽 터널 1.4㎞, 공사용 터널 1.4㎞, 기름을 넣고 빼는 배관터널 0.4㎞ 등이 복잡한 3차원 지도를 그리고 있다.

울산비축기지는 지하에 원유 650만 배럴을 비축할 계획이다. 지상에는 장충체육관의 1.2배 크기의 탱크 18기가 있어 석유제품 948만 배럴을 저장하고 있다.

지하기지 공사는 2009년까지 총 9개,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비축기지를 마무리 짓는다는 정부의 3차 비축계획에 따라 여수, 평택기지와 함께 마지막으로 건설중인 곳이다.

석유 소비 7위의 거대 소비국이면서 대중동 의존도가 82.2%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세계에너지기구(IEA) 국가 중 석유위기 대응력이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정부가 석유비축을 시작한 것도 74년과 79년 1,2차 석유파동을 호되게 겪은 이후다.

최근의 고유가 위기는 수급 차질이 아니어서 비축유를 꺼내 쓸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3차 석유파동이 일어날 경우엔 비축유 만이 살 길이다.

석유공사 선호태 울산지사장은 "2010년까지 전국의 비축기지에 1억4,100만 배럴을 채워넣을 계획"이라며 "이 경우 정부의 비축유로 현재 38일(민간 비축유까지 합하면 약 80일분)에서 60일까지 버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넉넉치 않은 정부 예산과 최근의 유가상승으로 비축 물량이 계획대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울진=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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