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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7>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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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7>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입력
2007.11.2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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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분명 금맥이다. 너무나 파보고 싶다. 하지만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파보고 나서 아무것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 결국 인생을 허비하는 건 아닐까?”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38)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 마이크로 RNA 연구를 개척한 과학자로 꼽힌다. 그가 박사후 연구원을 마치고 2001년 서울대 BK21 연구교수로 귀국할 당시 해외에서도 막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마이크로 RNA를 연구하려고 마음먹었을 때의 심정이 이랬다고 한다. 기대와 불안으로 가득찬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 김 교수는 마이크로 RNA가 어떻게 생성되며 이 과정에 어떤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규명, 2002년 <유럽분자생물학회(embo) 저널> 과 2003년 <네이처> 에 발표했다.

마이크로 RNA 연구는 최근 생물학 연구의 주요 분야로 떠오른 신천지다. 유전자의 염기서열(DNA)만 밝히면 모든 생명의 신비가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가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된 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생물학자들은 유전자가 기능을 발휘하도록 조절하는 인자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고, 마이크로 RNA가 유전자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 중 하나로 밝혀졌다.

새롭게 부상한 연구주제에 발을 담그는 연구자들은 김 교수와 같은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보면 그저 운인 것 같지만 결국 확률게임이라고 본다면 그런 운도 꾸준히 연구해 온 사람에게 열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톰슨 사이언티픽사는 올해 5월 논문의 인용흐름을 분석, 김 교수를 새 분야를 개척한 연구자(세계수준급 연구영역 개척자)로 선정했다. 또 과학문화재단은 ‘닮고싶고 되고싶은 과학기술인’에 그를 포함시켰다.

요즘 김 교수의 관심사는 암 관련 유전자의 제어다. 체내에는 암세포를 유도하는 발암유전자와 거꾸로 이를 막는 항암유전자들이 있다. 마이크로 RNA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때문에 항암유전자를 억제하면 암을 일으키거나, 발암유전자를 억제할 경우 암의 발병을 막을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서울대 외과와 함께 위암, 유방암 등 환자의 암조직에서 암과 관련된 마이크로 RNA를 찾아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규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밝혀내는 과학자의 일이란 퍼즐 맞추기와 비슷한 것”이라며 연구를 즐긴다. “지적인 금광을 찾아가는 모험을 하면서 늘 젊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것은 특권이기도 하죠. 더구나 연구결과가 결국 사회에 기여를 하는 것이니 얼마나 보람 있는 일입니까?”

김희원기자

◆ 김빛내리 교수

서울대 미생물학과(학·석사), 영국 옥스포드대 생화학과(박사),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

2001~2004년 서울대 BK21 연구교수

2004년~현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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