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43)씨 ‘유서 대필’ 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검사들은 12일 ‘강씨가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다’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전해 듣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사법절차를 무시하는 난센스”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당시 강력부 검사로 수사에 참여했던 곽상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은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 측에서도 충분히 얘기를 다 했고, 그래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것 아니냐”며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냐. 지금 와서 유서 대필이 아니라는 것은 난센스 아니냐”고 말했다.
곽 청장은 “과거의 명백한 수사결과까지 뒤집는다면 앞으로 모든 국민이 검찰을 신뢰하지 않게 돼 국가 체계가 제대로 성립되겠느냐”며 강씨가 유서를 작성했다는 당시 수사결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남기춘 서울 북부지검 차장검사는 “당시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했고 위원회에도 해명자료를 보냈다”며 “위원회가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면 그런 난센스도 없을 것”이라며 불쾌해 했다.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 수석검사였던 신상규 광주지검장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2005년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가 사건 관련자로 지목한 안모 검사장은 “2005년 법무부가 나와 상관없다는 결론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박관규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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