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지상파방송에서 중간광고를 확대한다는 결정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로 열린 공청회에서 중간광고 시간, 횟수, 장르별 기준 등 허용을 전제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 비판이 제기됐다.
방송위가 14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회견장에서 개최한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허용범위 확대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중간광고 허용 여부를 먼저 논의하자는 의견과 허용을 전제로 여론을 수렴하자는 주장이 맞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노영란 운영위원장은 “시청자에게 부담을 주는 중대한 사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간광고의) 도입여부가 쟁점이 돼야 하는데 방송위가 허용을 이미 결정해 놓고 허용범위 확대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선진국이 다 한다고 해서 우리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원칙적으로 중간광고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방송위의 중간광고 확대허용은 시청자의 어떤 배려나 관심도 외면한 것으로 시청권을 훼손한 처사”라며 “방송위는 지상파가 향후 시청자 복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정책으로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방송정책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세명대 정연우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재원문제가 정말 지상파 방송의 공공서비스의 위기 원인인지, 중간광고가 유일한 방안인지, 중간광고로 공공서비스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지상파방송과 방송위 모두 방송의 경영효율성과 공공서비스 강화 방안을 사전에 제시하는 등 시청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하대 김상훈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현재 프로그램 끝나면 재핑현상이 일어나 앞뒤에 붙는 광고의 54%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광고의 군집현상을 완화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잘 전달되도록 중간광고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전환비용 및 한미FTA로 인한 자본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재원마련이 선결 조건”이라며 “많은 선진국에서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어 우리 방송 환경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협회 주영호 정책특별위원회 위원도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향후 지상파 위축이 예상되고 고도화된 방통융합시대에 보편적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것”이라며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공익성의 최후 보루인 지상파의 무너짐은 막아야 한다는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