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J학원 측에 경기 김포외국어고 일반전형 시험 문제를 유출한 이 학교 입학홍보부장 이모(51) 교사가 사건 전모 파악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씨는 목동J학원 곽모(구속) 원장에게 입시문제 13항목을 유출한 데 이어 학교 교복 납품업자인 응시생 학부모에게도 입시문제를 건네준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드러났다.
더구나 이씨는 지난해 김포외고가 신설되기 전에도 M외고에서 입시 담당 교사로 재직하는 등 20년 넘게 입시 담당 업무를 맡아오 것으로 밝혀져 추가 입시문제 유출 범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씨, 과연 이번 뿐일까
경찰은 이씨가 사후 대가를 약속한 학원 뿐만 아니라 평소 알고 지내온 학부모에게도 문제를 유출한 점으로 미뤄 문제 유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목동J학원 뿐만 아니라 이번에 김포외고에 수강생들이 응시한 다른 특목고 전문학원이나 학부모 등에게도 문제를 건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씨가 사용한 컴퓨터 등을 확보해 이씨의 이메일 송수신 내역을 조사하는 한편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김포외고 합격자 명부와 이씨의 이메일 송수신 및 통화 내역을 정밀 대조, 문제 유출이 의심되는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이씨가 김포외고가 첫 입학시험을 치른 지난해에도 문제 유출을 했을 가능성, 김포외고로 자리를 옮기기 전 일했던 M외고에서도 이와 유사한 범행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씨가 교사 생활 27년 중 1, 2년을 빼고는 줄곧 입시 지도를 담당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씨는 김포외고로 부임하기 전 M외고에서도 교무부장으로 일하며 언론에 ‘입시 전문가’로 소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 김포외고가 개교와 함께 이씨를 스카우트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씨가 외고 입시는 물론 외고 입시 시험 문제 유출 구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추가 문제 유출 범행 가능성이 있다”며 “이씨를 검거할 경우 이씨를 상대로 사건 진상은 물론 추가 범행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씨 어디 있나
그러나 이씨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된 7일 밤 “옷을 갈아입고 오겠다”며 학교에서 나간 후 귀가하지도 않은 채 잠적했다. 이씨는 8일에는 A4 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가족에게 보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자신이 입시 문제를 넘겨 준 목동J학원 곽모 원장 인척 명의의 휴대폰을 갖고 있는 이씨는 이후 곽 원장이 전화를 걸어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키자”며 범행 은폐를 요구하자 “가족을 잘 부탁한다.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씨의 연고지 등을 중심으로 행적을 쫓고 있다”며“이씨가 잠적하기 전 유서 형식의 글을 남겼기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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