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구국의 버스 대장정' 이틀째인 13일 대구와 경북 구미를 찾았다.
이 전 총재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고 대구에서 월남전 참전 전우들을 만나는 등 지역 정통 보수층 민심을 집중 공략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도 이명박 후보에 대해 잔뜩 날을 세웠다. 그는 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월남전참전전우회 특강에서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1960∼1970년대 개발 연대 식의, 심하게 말하면 토목공사 식의 국가 발전 계획이고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며 "지역 개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경선 과정과 이후 상황을 보면서 이런 리더십으로 국민에게 정칙과 원칙을 지키고 법과 사회 질서를 만드는 국가를 만든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소리를 높였다.
이 전 총재는 이어 "'대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 줄기에 전율 같은 그리움과 추억이 흐른다"며 "앞으로 대구는 항상 저의 가슴 속에 힘의 원천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대구 민심에 직설적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전 총재는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이 전 총재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 전 총재는 '구애'를 포기하지 않은 듯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현장 시찰 사진을 보며 "이런 모습이 국민의 가슴을 감동시킨다"며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치켜 세웠다.
이어 "이 만큼 경제 강국을 만들고 선진국을 눈 앞에 바라보게 한데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 발전 업적이 토대가 됐고, 근대화와 산업화의 초석을 다지셨다"며 "과거의 덫에 걸려 업적을 폄훼하려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재의 '국밥 행보'가 캠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 속으로, 낮은 곳부터'라는 모토에 따라 서민들이 주로 찾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 이 전 총재가 12일부터 이틀간 연속 세끼를 국밥으로 해결한 것을 빗댄 말이다.
대구=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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