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13’(사진)은 주인공 오션을 비롯한 13명의 도둑과 사기꾼들이 동료를 배신한 더 큰 사기꾼을 속이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을 강조한 알 파치노의 대사 때문에 유명한 이 영화는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다’는 속언이 그대로 들어맞는 작품이다.
기발한 사기극의 배경이 되는 곳은 미국 최대 도박도시인 라스베이거스. 현란한 불빛과 요란한 음향이 어우러진 카지노에서 전대미문의 사기극이 벌어진다.
워너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서 국내 출시한 DVD 타이틀에는 작품 무대인 라스베이거스를 속속들이 해부한 부록이 들어 있다.
마피아 두목인 벅시 시겔이 1940년대 600만 달러를 들여 플라멩고 호텔을 지으면서 도박도시로 발전한 라스베이거스는 스트립이라는 중심가에 무려 20여개의 호텔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각 호텔마다 위치한 카지노가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은 80억 달러에 이른다.
DVD 타이틀 부록에는 카지노 설계사들이 등장해 사람들의 돈을 끌어내기 위한 카지노 설계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카지노 설계사들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은 원형 곡선의 입구를 통해 항상 왼쪽만 보이도록 동선을 설계한다. 이유는 한 눈에 볼 수 없도록 만들어 사람들이 계속 궁금증을 갖고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다.
또 건축가 모리스 래피더스의 ‘나방의 원칙’을 적용한 조명을 사용한다. 나방의 원칙이란 불을 보고 모여드는 나방처럼 사람들이 조명을 따라가도록 기분 좋게 만드는 불빛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사람을 끌어들이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소리를 사용한다. 실제보다 더 많은 동전이 떨어지는 것처럼 들리게 만드는 효과음과 요란한 배경음은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놓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요즘 라스베이거스는 변하고 있다. DVD 타이틀 부록에 등장하는 호텔 사장들에 따르면 과거 라스베이거스 전체 수입의 60%를 차지하던 카지노 수입이 요즘은 40%로 줄었다.
대신 공연 쇼핑 레스토랑이 주 수입원으로 부상했다. 따라서 요즘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주들은 150만 달러 이상을 들여 호텔 개ㆍ보수 작업을 진행중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