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토요일, 일요일, 국경일에 쉰다? 당연하다. 급하게 큰 돈을 인출해야 할 때,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급히 돈을 송금해야 할 때면 더욱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지만, ‘달력의 빨간 날’엔 은행들은 어김없이 문을 닫는다.
하지만 어디에든 예외는 있는 법. 공휴일에도 문을 여는 은행 영업점이 있다. 비록 평일 수준의 ‘풀 서비스’를 하지는 못하고 지점별로 가능한 업무에 차이는 있지만, 예ㆍ적금 가입, 수표 발행, 해외 송금 및 환전 등 기본적인 업무를 할 수 있다.
주로 몽골, 필리핀 등 해외에서 건너온 노동자나 휴일을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을 타깃으로 영업하는 곳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데 제약을 두지 않는 곳을 찾아가면 된다.
평일과 가장 근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하나은행의 명동영업점이다. 명동 한 복판의 명동 지구대 맞은편에 있는 이 영업점은 토요일, 일요일과 은행 휴무일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월~금요일에는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문을 연다.
금액에 제한 없이 현금 입출금이 가능하고 자기앞 수표 발행이 가능하다. 단, 다른 은행 수표는 받지 않고 자기앞수표도 10만원, 100만원 등 정액권만 발행 가능하다.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 등 전자금융의 가입 및 해지와 환전도 할 수 있고 요구불 예금, 정기예ㆍ적금 신규 가입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출이자를 상환하거나 공과금 수납 업무 등은 안되며 해외 송금도 할 수 없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휴일이나 야간까지 영업해야 하는 명동 내 자영업자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업을 연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명동에 쇼핑하러 나온 고객들이나 은행 영업시간 중 시간을 내기 힘든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 있는 우리은행 투체어스 영업점을 가면 된다. 이 지점은 신세계 백화점 영업일에 맞춰 문을 여닫는다.
업무 시간도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으로 일반 영업점과 다르다. 평일 일반적인 PB영업점에서 다루는 모든 업무를 취급한다.
해외 송금이나 환전을 하려 한다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휴일에도 문을 여는 지점에 가면 된다. 몽골타운이 형성돼 있는 동대문 인근에 이런 은행들이 모여있다.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순방 당시, 한국 내 몽골 노동자들이 은행 영업 시간 내에 은행을 이용하기 힘들어 한다며 몽골 대통령이 요청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국민은행 오장동 지점은 일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열고, 우리은행 광희동 지점은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 우리은행 혜화동 지점도 혜화동 성당에서 미사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해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외국인 노동자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반인 역시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문을 여는 특화 점포지만 사용 고객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일반인들 역시 달러화 환전과 해외 송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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