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진영이 실무진의 말실수로 출발부터 곤욕을 치렀다. 더구나 문제발언이 이 후보의 취약지대인 젊은 유권자층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이 전 총재측 이용관 대변인실 행정실장은 10일 이 후보의 북한산행에 동반하던 중 "20,30대가 정치에 잘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크게 웃으면서 "그거야말로 정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의 이런 발언은 20,30대층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가 11일 모 언론사 홈페이지에 게재되자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2004년 열린우리당 당의장으로 총선을 치를 때 "노인들은 투표장에 안 와도 된다"고 말했다가 이른바 '노풍(老風)'이라 불리는 역풍을 맞았던 것처럼 자칫 이 후보를 겨냥한 '청풍(靑風)'이 불까 우려한 것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부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이회창씨는 보수 진영을 분열시키는 것도 모자라 세대 간 전쟁을 부추기고 있느냐"라고 몰아세웠다. 이영덕 공보팀장은 "있을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언행"이라면서 이 실장을 이날 해임하고 파문수습에 나섰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이날 캠프 대변인에 방송작가 이혜연(44ㆍ여)씨를 임명했다. 부대변인에도 역시 여성인 조용남(42) 한국혁신전략연구원 전문위원이 기용됐다.
이 전 총재는 이와 함께 전략기획팀 등 기존 5개팀에서 3개팀을 추가해 정무팀장에 허성우(48) 국가디자인연구소 소장, 국가서비스팀장에 이순영(55) 뉴라이트 바른정책포럼 공동대표, 조직2팀장에는 이성희(58) 전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을 각각 임명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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