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자 10명 중 6명(62.4%)은 검찰의 BBK 사건 수사에서 이 후보의 연루 사실이 밝혀져도 지지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은 28.7%였다. 김경준씨 송환과 BBK 수사가 대선판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번 조사대로라면 이 후보 연루가 드러날 경우 지지율은 지금의 40%대에서 20% 후반 대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2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전 총재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쪽으로 이탈 표가 이동해 예측불허의 판세가 조성될 것임을 예고한다.
지지철회 응답은 이 후보의 개혁적 성향 때문에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되는 20대(34.2%)와 40대(34.4%), 광주ㆍ전남북(56.8%), 화이트칼라(34.5%)에서 평균치를 상회했다. 강원ㆍ제주(47.1%), 블루칼라(33.0%) 및 소득 300만~400만원(33.4%)의 중산층에서도 비교적 높았다.
반면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 층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69.8%), 대구ㆍ경북(70.3%), 자영업(70.4%), 소득 500만원 이상(74.1%)에서는 계속지지 의사가 훨씬 높았다.
‘앞으로의 상황 변화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38.7%가 ‘바꿀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향후 판세가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지후보 변경 의사는 신당 정동영(46.1%), 민주당 이인제(72.4%), 창조한국당 문국현(54.5%) 등 범 여권 후보 지지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막 본격화하고 있는 후보 단일화 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자의 44.2%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대선 막판 한나라당 후보와 범 여권 후보가 호각세를 보일 경우 범 여권 후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 지지자의 63%는 앞으로 상황변화가 있더라도 이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높은 충성도를 보였다.
20대(53.1%)와 30대(45.9%), 블루칼라(48.8%)와 화이트칼라(41.1%), 대학 재학 이상(42.9%) 등 정치에 관심이 많은 여론 주도층에서 상황변화에 따른 지지후보 변경의사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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