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군사정부와 협력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군정이 수치 여사와 진정한 화해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6일 간 미얀마에 머무른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특사는 8일 출국하며 발표한 성명에서 “포괄적 형태의 국가 화해를 모색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군정과 수치 여사 사이의 대화 통로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도 감바리 특사에게 발표를 위임한 성명을 통해 “국가 이익 차원에서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군정에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감바리 특사는 “번영과 민주주의, 인권존중이라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양측의 지속적 대화를 위해 수주 안에 미얀마를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정도 화답하듯 국영 TV를 통해 군정과 수치 여사의 ‘연락관’으로 지명된 아웅 치 노동장관이 9일 수치 여사를 만날 예정이며, 수치 여사와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부의 면담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LD는 수치 여사가 이끌던 야당으로 최근 4년간 양자의 접촉이 차단돼 왔다.
그러나 미얀마 주재 익명의 외교관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군정이 감바리 특사에게 협력하고 진정한 정치적 대화를 시작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정의 유화 제스처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등을 피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미얀마 군정은 유엔 특사와 수치 여사, 군정 지도자 간의 3자 회담 제의를 거절했으며 탄쉐 장군은 감바리 특사와 면담조차 피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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