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선언 이후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술렁이는 모습이 미묘하게 감지되고 있다. 당 안팎에선 10명 안팎의 의원들이 이 전 총재 진영으로부터 합류 제의를 받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9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금 탈당설 등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는데 충청권 의원들도 과거 입장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이회창씨와 내통하는 자는 해당행위로 엄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당장 충청출신 의원들의 기류가 심상찮다. 이 전 총재 출신지역인 충남 예산이 지역구인 홍문표 의원은 8일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빠르면 다음 주 (거취에 대해) 의사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사무부총장을 지낸 이 전 총재의 최측근이다. 홍 의원은 또 “243개 지구당 사무실 중 이 전 총재의 사진을 걸어놓은 곳은 자신의 사무실 뿐”이라며 “머리가 쪼개지고 미치겠다.
신중히 생각해 고뇌에 찬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홍 의원의 측근들은 탈당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충남 아산의 이진구 의원의 탈당설도 거론되지만 “당을 떠날 생각을 해본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부산 지역 일부 의원이 동요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8일에는 이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이 탈당한다는 소문이 정가에 돌면서 이 후보와의 통화도 연결이 되지 않자 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결국 권 의원이 이날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포기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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