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통상장관과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7일 한미 외무장관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특정 시점에 전반적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해 정치적 추동력이 필요할 경우, ‘정상급 회담(top level)’을 개최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무 장관이 ‘정상급 회담’을 언급한 것은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관련국간 정상회담 추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 같은 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송 장관은 다만 정상급 회담을 포함한 평화체제 논의 시점과 관련해선 “‘적절한 시점(at the right timing)’에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시작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한미를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이 언제, 어떻게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할지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어 “한미 양국은 정상급(top level) 회담을 개최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계속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 추진 필요성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으나 정상회담의 구체적 조건이나 시점을 명확하게 합의하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라이스 장관은“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9ㆍ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내용으로 미국도 바라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적절한 시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그와 관련해)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의 증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북한의 협력에 대해 “전문가들이 북한의 협조가 잘 이행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지금까지는 잘 돼 가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양국 장관은 불능화에서 핵 폐기로 이행하는 데 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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