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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VVIP 고객에 '화려한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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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VVIP 고객에 '화려한 구애'

입력
2007.11.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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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기 광주시 이스트밸리CC에선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고객을 위한 골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초대 받은 150명은 에비뉴엘의 VIP중 VIP인 최우수고객(VVIPㆍVery Very Important Person). 연간 1억원 이상의 구매 실적이 있는 부유층이다. 롯데는 특별손님 접대를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1인 당 20여 만원의 그린피를 포함한 라운딩 비용은 물론, 비즈니스석 항공권, 골프클럽 및 고가화장품 세트 등 선물도 푸짐하게 준비했다. 8월에는 VVIP 고객 100여명을 제주 요트 투어에 초청했다. 특급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며 요트 승선에다 골프나 관광이 곁들여진 것으로 어림짐작해도 1인당 100만원 가량 드는 여행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의 최상위 1% VVIP 고객을 향한 '구애'가 예사롭지 않다. 소비의 양극화와 맞물려 VVIP 고객을 특별 관리하는 마케팅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고급화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VVIP 마케팅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전개됐으나, 최근에는 일반 제품보다 두세 배 비싼 프리미엄 제품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최상층 고객을 타깃으로 차별화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숫자는 적어도 '돈이 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전체 매출의 절반이 구매액 상위 5%의 우수고객에게서 일어났다. 특히 상위 1%의 VVIP 고객이 매출의 4분의 1을 점했다.

통상 백화점에서 구매금액 기준 상위 5%안에 드는 고객은 VIP로, 1%안에 들면 VVIP로 대접 받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VVIP에 들려면 최소 연간 3,000만원을 소비하는 게 기본이지만,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연 1억원 이상은 써야 한다"고 전했다.

5일 선보인 LG생활건강의 90만원짜리 초고가 크림 '오휘 더 퍼스트 V 셀렉션'은 VVIP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국내 화장품업체가 내놓은 최고가 제품임에도 불구, 공식 시판에 앞서 오휘 VVIP고객을 중심으로 200여 개가 팔려나갔다. LG생활건강은 "백화점 구매액 기준 상위 5%에 해당하는 우수고객에게만 DM(직접우송광고)을 발송, 예약주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에선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VVIP 마케팅이 확실히 터를 잡았다. VVIP 고객만을 위한 패션쇼, 전용 쇼핑공간 등의 서비스는 이제 명함 내밀기도 어렵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VVIP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해마다 특급호텔에서 명품 VVIP고객을 위한 송년 갈라디너파티를 연다. 내달 14일로 예정된 송년 파티에는 프랑스 요리사를 직접 초청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가면무도회' 개막 공연에 VVIP 고객 800명을 초청했다.

백화점 측은 아예 공연장 3,000여 좌석 전부를 사들여 신세계 VVIP만을 위한 특별공연으로 만들었다. 현대백화점은 VVIP인 쟈스민 회원에게 유명화가의 판화작품이나 해외연주자의 내한공연 티켓, 동남아 여행권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온라인몰도 VVIP고객들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옥션의 경우 상위 2% 이내 VVIP고객에겐 무료 할인쿠폰을 일반 회원의 최대 5배까지 지급하는 등 혜택을 준다. CJ몰과 G마켓은 VVIP고객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는 특별 마켓을 운영 중이다.

요즘엔 식품업계에까지 슈퍼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VVIP마케팅이 번지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명품과자를 표방하는 '줄리어스'를 내놓고 해외 명품브랜드의 최고가 라인을 가리키는 블랙라벨 개념을 차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대가 기존 '버터와플'의 2.5배 수준으로, 제과의 VVIP고객으로 볼 수 있는 20~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VIP 중에서도 상위 1% 극소수 고객의 매출 비중이 점점 확대되는 탓에 이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 매출 확대의 관건이 되고 있다"며 "VVIP를 겨냥한 차별화한 마케팅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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