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7일 아침 이회창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을 찾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출마의 뜻을 접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집에 없었고, 이 후보는 아파트 경비실에서 메모지를 구해 즉석에서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존경하는 이회창 총재님, 며칠째 만나 뵙고 말씀 드리려고 백방 노력했으나 못 만나게 돼 몇 자 적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여겨지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통화라도 하고 싶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후보는 이어 조찬모임을 마친 뒤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당이 공격할 텐데 입장이 어떠냐'는 질문에 "당은 당이고 나는 나다. 끝까지 찾아 뵙고 설득할 것"이라며 이 전 총재에 대해 계속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후에 이 전 총재가 끝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후보의 입장도 바뀌었다. 이 후보는 울산에서 열린 대선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은 어떤 이유로도 역사의 순리에 반하는 것이고, 역사를 한참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총재도 정권 교체라는 역사적 순리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출마 선언 이전과 이후의 입장이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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