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말은 그야말로 ‘고전’이 됐다. 결혼 출산 등 집안 일 때문에 사표를 쓰는 여성이 매년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 간의 고용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임금을 받으면서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는 매달 급여의 일정액을 고용보험료로 내야 하며, 이 돈은 실업급여, 실직자 직업훈련 지원비 등에 쓰인다. 직장을 그만 두면 고용보험료 납부 의무에서 제외된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에 직장을 그만둬 고용보험료를 내지 않은 여성은 162만2,000명이며, 이 가운데 결혼 출산 등 가사를 이유로 퇴사해 고용보험료를 안 낸 여성은 4.2%(6만8,000명)였다.
99년에 전체 여성 퇴사자(87만5,000명) 중 결혼 출산 등 집안 일 때문에 사표를 쓴 비율이 10.2%(8만9,000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7년 만에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에 따라 여성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도 결혼 출산 등 집안 일을 이유로 퇴사하는 여성은 줄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여성 근로자들의 퇴사 이유로는 비권고성 명예퇴직을 포함한 개인 사정이 43%로 가장 많았고, 회사 사정에 의한 퇴직(14.3%) 계약기간 만료(14.1%) 전직이나 자영업 전환(12%) 등이 뒤를 이었다.
권혜자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결혼 출산 등 가사를 이유로 퇴사하는 여성이 줄고 있는 것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다시 직장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인식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