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냐, 가래떡이냐.'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을 앞두고 농림부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청소년이나 젊은이들 사이에선 이날이 길쭉하게 생긴 과자를 선물하는 날로 정착된 지 오래지만, 실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다. 1996년 제정된 농업인의 날은 올해로 12회를 맞는다.
가뜩이나 관심을 끌지 못하던 농업인의 날이 언제부터인가 과자에 치일 정도가 됐으니 속이 상할 만도 하다. 고심 끝에 마련한 대항마는 과자보다 훨씬 크고 길쭉한 '가래떡'. 농림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래떡 데이(11일)' 행사를 8일 서울 남산한옥마을에서 연다.
농림부는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을 선물하는 문화를 만들면 농업인의 날도 기념하고 쌀 소비도 촉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설 차례상에도 올리는 가래떡은 길게 늘여 뽑는 특징 탓에 재산이 늘어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가래떡 데이 행사에선 초등학생 1,111명이 1,111m의 가래떡을 뽑는 행사 등이 진행된다. 방문객에겐 연탄불에 구운 가래떡과 조청도 제공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올해는 가래떡이 빼빼로를 이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정해진 것은 농업의 기반인 흙(土)이 열 십(十)자와 한 일(一)자를 합한 것으로 보면, 흙이 두 번 겹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도 추수를 끝낸 시기여서 적당하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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