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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룡 KAIST 교수 '국가과학자 2호'/ 6년간 연 15억 지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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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룡 KAIST 교수 '국가과학자 2호'/ 6년간 연 15억 지원 받아

입력
2007.11.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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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삿일 돕느라 낮에 못한 공부를 하기 위해 ‘고성능 등잔불’을 연구하던 학생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연구비를 지원받는 국가과학자가 됐다. 6일 과학기술부가 2호 국가과학자로 확정, 발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유룡(52) 교수다. 그는 앞으로 최장 6년동안 연 15억원씩 개인에게는 가장 큰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유 교수의 대표적 연구성과는 2~50나노미터(1㎚=10억분의1m) 크기의 나노 물질을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유 교수는 먼저 이산화규소로 거푸집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해 나노 크기의 구멍이 벌집처럼 숭숭 뚫린 탄소를 처음 만들었다. 다음엔 탄소 벌집을 거푸집 삼아 나노 크기의 백금이나 제올라이트 등을 만들었다. 이러한 물질들은 반응시간이 몇 배 오래 가는 촉매, 연료전지의 재료, 수소나 메탄의 저장체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유 교수가 개척한 이 독창적인 나노주형합성법은 2000년 이후 <네이처> <네이처 머트리얼> 등에 논문으로 발표돼 하나의 분야를 형성했다. 그의 논문은 지금까지 통틀어 총 7,701회, 2005년 이후에는 1년에 1,000회 이상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밝히는 연구의 계기는 단순했다. “메조 다공성 물질을 얻어서 한번 연구해 보고 싶었지만 무명의 과학자라 딱히 공동연구하기가 어려워 한번 만들어봤다”는 것이다.

천연덕스러운 자신의 경쟁력을 유 교수는 어렵게 공부한 어린 시절에 둔다. 고교 1학년까지 부모를 도와 논일을 해야 했던 그에게 공부는 사치였다. 고2때부터 일을 ‘면제’받고 서울대 응용화학부에 진학했다. KAIST에서 석사를 하다 보니 유학을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미 스탠퍼드대에서 3년 만에 박사를 마쳤다. 그는 “환경도 열악했고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었는데도 과학자가 된 것은 정부가 구축해 놓은 과학기술 인프라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앞으로 실험실을 2배 정도 확대해 친환경 촉매와 에너지 매체 개발 등 응용 성과를 내는 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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