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요정’이 기나긴 여름잠에서 깨어났다.
세계정상급으로 손꼽히지만 정상을 노리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여름 내내 캐나다에서 흘린 땀은 정상에 도전하기에 충분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연아는 지난해에 이어 그랑프리 결승전 2연패를 노린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스타 김연아(17)가 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3차대회에서 2007~08시즌 첫 선을 보인다. 지난 5일 중국 하얼빈에 도착한 김연아는 8일 쇼트프로그램, 10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그랑프리 결승전은 오는 12월 13일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다.
김연아는 6일 하얼빈 빙상장에서 훈련한 뒤 “빙상장의 얼음 상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 빙상장 내부도 한국과 달리 따뜻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하얼빈은 김연아에게 기회의 땅이다. 지난 2004년 김연아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세계무대에 명함을 내밀었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김연아는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스구리 후미에(일본), 캐롤리나 장(미국)과 우승을 다툰다. 그랑프리 대회(1~6차)는 한 선수가 2개 대회만 출전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김연아와 세계선수권 1위를 다퉜던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이상 일본)는 이번에 출전하지 않는다.
국제빙상연맹은 지난달 미국 레딩에서 열린 1차대회부터 채점 규정을 강화했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공중 회전에서 점프를 시작할 때 스케이트 각도까지 계산한다. 몸을 최대한 낮춰 회전하는 싯 스핀(sit spin) 동작은 자세가 높다고 판단하면 감점까지 준다. 1차대회에서 세계선수권자 안도는 엄격한 채점으로 생각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김연아는 “나는 최대한 정석대로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엄격한 채점 규정이 김연아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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