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만 고집해오던 세계 1위의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합작법인을 통해 해외에서 선박을 건조한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베트남 현지기업과 함께 설립한 현대비나신조선소에서 벌크선(곡물 등 원재료 운송선)을 건조할 예정이다.
현대비나신조선소는 1999년 현대미포조선(55%) 현대중공업(10%) 현대건설(5%) 등 현대 계열사들이 전체 지분의 70%를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베트남 비나신그룹이 출자해 만든 수리(修理) 조선소.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세계 2위) 대우조선해양(3위) STX조선(5위) 한진중공업(14위) 등 국내 빅5 조선업체들이 모두 해외 생산기지를 가동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주문 증가와 부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경쟁국인 중국을 피해 베트남에서 배를 만들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 유출 우려와 관련, “벌크선은 중국이 이미 10년 전부터 만들어 왔고, 베트남 조선소도 현재 건조하고 있는 것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도 향후 해외에서 건조하는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대형 조선업체들은 해외 주요 지역에 블록 및 선박 생산기지를 확보해 운영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중국 산둥(山東)성 롱청(榮成)과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블록(선박 부분품)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둥성 옌타이(煙臺)에 20만톤 규모의 블록공장과 루마니아에 대우망갈리아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STX조선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 종합조선단지를 건설 중이고,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만에 내년 첫 선박 건조를 목표로 조선소를 만들고 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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