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 상납 비리 폭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중국 연예계가, 주연 여배우에 대한 감독의 성 상납 요구 논란으로 다시 소용돌이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연급 배우 장위(張鈺)가 파문의 진원지였으나 이번에는 국제영화제 수상작의 타이틀 롤을 맡은 전도유망한 20대 스타급 연기자여서 충격이 더 크다.
관영 신화통신 사이트 신화왕(新華網)과 바이두(百度) 및 신랑왕(新浪網) 등 중국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중ㆍ일 합작영화 <시간다오(西幹道)> 의 여주인공 선자니(24)는 1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 촬영 도중 수 차례 감독으로부터 잠자리 요구를 받았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은 <시간다오> 가 10월 31일 폐막한 도쿄국제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시간다오> 시간다오(西幹道)>
선자니는 <시간다오> 를 찍는 동안 연출을 담당한 리지셴(李繼賢) 감독이 집요하게 성 관계를 요구했지만 뿌리쳤다고 고백했다. 이후 리 감독은 당초 시나리오에 없던 베드신을 추가하는 등 ‘보복’을 했지만 선자니가 그것마저 불응하자 영화 홍보활동 등에 일절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시간다오>
선자니의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않은 리 감독은 즉각 따로 기자들을 불러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장위 사건 이후, 여배우에 대한 감독의 관계 강요를 TV, 영화계의 관행으로 보고 이를 고발해 이름을 알리려는 매명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며 선자니에 대해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선자니는 “내 말이 거짓이라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며 “리 감독이 뻔뻔스럽게 발뺌한다면 구체적인 증거 등을 추가로 밝히겠다”고 발끈했다. 선자니의 매니저 창지훙(常繼紅)도 “그가 나를 찾아와 여러 차례 울면서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겨우 설득해 영화를 마치도록 했다”고 거들었다.
창은 또 “리 감독의 유혹을 거절한 뒤 선자니는 2년 가까이 캐스팅이 끊기는 등 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그가 연예계에 두려움과 환멸을 갖고 있어 이대로 가면 연예계를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자니는 앞서 데뷔작 <실습생> 촬영 때도 감독으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습생>
중앙희극학원 연기과를 졸업한 정통파 배우 선자니는 청초한 매력의 미녀 스타로 <바람아 불어라> <시간다오> 등의 영화 외에 드라마 <순진한 여자에 굴복하다> <대강침중> <우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등에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우기는> 대강침중> 순진한> 시간다오> 바람아>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명확히 가려지지 않고 있지만 언론은 대체로 여배우의 성 향응 관행이 연예계에 여전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스캔들로 보고 있다.
지난해 장위는 중국 TV드라마를 대표하는 황젠종(黃健中), 위민(於敏), 장지중(張紀中) 등 10여명의 감독에게 성을 상납하고 배역을 따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장위는 폭탄발언에 이어 성 상납 장면을 담은 비디오와 녹음 테이프를 언론에 공개하는 한편 자신의 블로그에도 영상을 올려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