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과 부산 도심에서 ‘마천루 금융센터’ 건립 경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마다 금융허브를 주창하며 우후죽순식으로 초대형 금융센터를 추진하고 있어 공급 과잉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
각에서는 지지체들이 개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고층 빌딩 건립하면서 그럴싸한 명분용으로 금융센터 건립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삼성물산ㆍ국민연금 컨소시엄은 사업계획서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세계도시의 꿈이 만나는 곳-드림허브(Dream Hub)’라는 금융ㆍITㆍ관광 중심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152층, 620m 높이의 랜드마크인 ‘드림타워’에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을 유치, 동북아 금융허브의 역할을 하고 나아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꿈이 현실화되기까지 수많은 경쟁자들을 따돌려야 한다.
금융허브 구상을 위해 이미 ‘한국의 월가’로 불리는 여의도에서는 2개의 금융센터가 착공했다. 다국적 금융회사인 AIG와 서울시는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AIG 서울국제금융센터(SIFC)’를 짓기로 하고 개발에 나섰다. SIFC는 최고 54층(270m) 높이의 오피스빌딩 3개 동이 들어서며 호텔, 명품 쇼핑몰, 멀티플렉스 영화관, 야외 행사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맞은편에서는 금융센터로 지어지는 파크원이 자리잡고 있다. 오피스타워가 각각 72층(302m), 59층(226m)으로 2개 동 지어지며, 지하2층~지상6층 규모의 쇼핑몰과 객실 400개를 갖춘 호텔이 들어선다.
금융가에 들어서는 만큼 용산 드림타워보다 입지적으로 유리한데다 완공 시기도 각각 2011년과 2013년으로 최소 5년이 빠르다.
특히 용산에서 지척인 중구에서도 중구청이 세운상가 부지에 220층, 높이 960m의 랜드마크인 금융관광허브 빌딩을 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서울시가 4대문 안에 초고층빌딩 건설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구청의 의지가 확고해 ‘금융허브 건설’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 올해 연말 사업자 선정을 앞둔 상암비즈니스센터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뚝섬에서 추진하는 초고층 빌딩에도 ‘금융사 유치전’이 뜨거울 전망이다.
인천에서도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에 초고층 복합빌딩을 설립을 발표하며 ‘동북아 금융허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의 건설 규모는 56만6,800㎡(17만여평)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능가한다.
송도국제도시는 5,300만㎡(1,600만여평)에 인구 25만 규모의 첨단 신도시로 이곳에는 151층 높이 610m의 인천타워가 들어선다. 쇼핑과 금융센터를 합친 개념으로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다.
북쪽으로 10여㎞ 위에 위치한 청라지구에서는 세계무역센터협회를 주축으로 한 ‘WTC 청라컨소시엄’이 77층짜리 쌍둥이 빌딩을 짓기로 했다. 청라지구는 금융레저단지로 특화된 데다 리먼브러더스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라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에서도 남구 문현동에 문현금융단지과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108층짜리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WBCB)를 짓기로 했다. 문현금융단지에는 지상 86층, 74층, 57층짜리 초고층 3개 건물이 들어서는데 지역 은행과 한국증권선물거래소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지방 이전 공공기관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해운대구에 들어서는 월드비즈니스 센터도 108층, 432m 높이로 세워져 금융업무를 일부 분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마천루 금융허브 경쟁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복 투자로 공급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다. 실제 강남의 최고 업무지구에 위치한 연면적 20만㎡(6만,5000평)의 스타타워만 해도 입주사를 채우는데 3년 정도 걸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이 완공되는 2015년경이면 수도권 초고층빌딩이 대규모 공실 사태가 우려된다”며 “특히 사업계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비슷한 컨셉트라 중복투자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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