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앤드루는 9월초 통근열차 안에서 20대 여성의 옆에 앉았다. 이 여성이 큰 소리로 휴대폰 통화를 계속하자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셔츠 주머니 안에 있는 담뱃갑만한 검은색 장치의 버튼을 눌렀다. 강력한 전파를 발생시켜 반경 30피트(약 9m) 내의 통화수신을 방해하는 장치였다. 앤드루는 “옆에 앉은 20대 여성은 자신의 휴대폰이 불통된 사실도 모르고 30초 정도 혼자 떠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용이 폭증하면서 주변의 통화소음을 막기 위해 통화방해 장치(Jammer)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나 미용실, 호텔, 극장의 관리자들이 주 고객이지만 최근 대중교통 이용자에 이르기까지 사용자 층이 확대되고 있다. 이 장치를 생산하는 외국의 한 업체 대표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으며 매달 수백대씩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통화방해 장치의 사용이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통화방해 장치가 큰 소리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 외에도 주변에서 조용히 통화하는 사람까지 방해하기 때문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통화방해 장치를 사용하다 처음 적발될 경우 1만1,000달러(약 99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범죄자들이 범죄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하는 전화를 막기 위해 이 장치를 악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FCC측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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