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로 나흘 째 지방에서 칩거하고 있는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결단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전 총재 주변 인사들은 긴장감 속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전 총재측 이흥주 특보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단계가 고비 아니냐”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이제 칩거를 끝낼 때가 됐다는 얘기다. 이 특보는 “이 전 총재가 지방에 내려간 후 하루 이틀은 자주 전화를 드리고 했지만 이제 막바지 고심 중에 계시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생각하시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4일부터 경기 모처에서 부인 한인옥 여사와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은 이 전 총재가 귀경 후 발표할 ‘국민께 드리는 말씀’ 원고를 직접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자신의 직통 휴대폰 전화번호를 바꾸기도 했다. 주위의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홀로 생각을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특보는 “이 전 총재는 국민 앞에 서서 (출마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정치권이나 국민이 어떻게 이 부분을 소화하고 받아들일까 하는 것을 최종적으로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특보는 이 전 총재의 귀경 일자에 대해 “이 전 총재로부터 아직 언제 오신다는 말씀이 없다”며 “오늘 온다고 보장 못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를 수행해 온 한 측근은 “확실히 오늘은 안 올라오신다”고 못 박기도 했다. 이에 이 전 총재 주변에서는 이르면 6일 귀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하루종일 서울 남대문로 사무실에는 경기고 후배 10여명 등 이 전 총재를 돕고 있는 인사 100여명이 줄을 이어 선거 캠프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이들은 “이제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가 아니냐”며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 이후 대책을 논의했다.
측근들도 이 전 총재의 귀경에 맞춰 기자회견 장소를 물색하는 등 실무적인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범회 전 언론특보가 최근 귀국하는 등 과거 측근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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