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의 핵심 명분이었던 이라크의 생물무기 개발 의혹을 폭로했던 이라크 망명자의 증언이 거짓일 뿐만 아니라 그의 신분도 전부 조작된 것이었다고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 ‘60분’이 1일 밝혔다.
‘60분’ 제작진은 2년간의 추적 취재 끝에 암호명 ‘커브볼(Curve ball)’로 불린 이라크 출신의 라피드 아흐메드 알완이 이라크의 유명한 화학 공학자가 아니라 평범한 근로자에 절도 용의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1999년 독일로 망명했던 알완은 자신이 이라크에서 이동식 생물무기를 개발하는 공장의 책임자였다고 주장, 미국측에 이라크 개전의 중요한 근거를 제공했다. 알완의 증언은 당시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통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도 전달돼 파월 장관이 유엔에서 이라크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의 증언을 제시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60분’ 제작진은 알완은 바그다드시 바벨 TV공장에서 잠깐 근무한 적이 있었고 이 공장에서 절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고 밝혔다.알완은 대학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하긴 했으나 학점도 밑바닥이었다.
당시 그를 조사했던 독일 정보 기관도 “그의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의견을 미 CIA에 제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알완이 거짓말을 꾸며댄 것은 독일 입국 허가증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였다고 ‘60분’은 설명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