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전 총재가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3일로 대선을 46일을 남겨둔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친 범 여권 후보, 그리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3자 대결이 될 것으로 보였던 대선구도가 범 여권 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최소 4명에서 각 당 후보 7명이 모두 출마하는 다자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보수 진영이 둘로 갈라지면서 이 후보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어 대선 향배의 유동성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 전 총재측 이흥주 특보는 2일 “이방호 사무총장이 주장하는 대선자금 문제는 이 전 총재의 걸림돌도 족쇄도 아니다”고 “이 전 총재가 복귀해 후보로서 활동을 하게 되면 대선자금 문제 등과 관련해선 국민이 납득하게 행동으로 설명을 할 거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출마 결심을 굳혔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이 전 총재는 7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8일께 대국민 성명 형식으로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보는 또 내각제 정부수립을 위한 이 전 총재와 박근혜 전 대표, 고 건 전 국무총리와‘4자 연대’를 제안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에 대해 “훌륭한 행정가이자 정치가”라며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측은 이 전 총재에 대한 불출마 설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나, 내부적으론 이 전 총재 출마에 대비한 대선전략 재조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이 후보 공개 지원이 이 전 총재의 기세를 꺾을 수 있는 열쇠라고 보고, 박 전 대표 진영에 대한 포용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이 전 총재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총재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전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명주, 이계진, 이주호, 정진섭 의원 등 초선의원 39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는 지금껏 지켜온 명분과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이인제씨의 경선불복으로 인한 대선패배 악몽의 당사자로서 탈당해 ‘제2의 이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무처 당직자들도 성명을 내고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곧 실패한 범 여권의 좌파정권연장에 동참하는 것 밖에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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