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그룹은 2일 김준기(62ㆍ사진) 회장이 보유한 동부CNI 주식 903만470주 가운데 274만2,000주를 외아들인 남호(32)씨에게, 199만3,000주를 딸인 주원(34)씨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24만4,000주는 동부문화재단에 증여됐다.
이번 증여로 남호씨는 동부CNI 지분 16.68%를 확보, 김 회장(12.25%)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사업 발굴을 맡고 있는 이 회사는 동부정밀화학 지분 21.58%를, 동부정밀화학은 동부제강 지분 14.7%를 보유하고 있다. 남호씨는 동부CNI를 통해 화학 및 제조 핵심계열사 두 곳의 영향력을 확보한 셈이다.
앞서 남호씨는 2002년 동부화재 최대주주(14.06%)에 올랐으며, 이를 통해 금융 및 건설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미 확보했다. 동부화재는 동부건설(11.9%), 동부증권(12.13%), 동부생명(31.29%)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핵심 금융계열사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는 남호씨의 경영권 승계는 시기만 남았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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