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핫머니를 표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가 설정 첫날부터 무려 1조6,0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들였다. 현재 설정액 1조가 넘는 국내 주식형 및 혼합형 펀드는 20여개에 불과할 정도로 덩치가 큰 공룡펀드들이다.
1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설정된 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 펀드의 첫날 설정액이 1조5,7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지난 달 22일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8일만에 유입된 자금으로, 국내 공모펀드 가운데 초기 설정액로는 가장 큰 규모다.
선취 판매 수수료형인 클래스A 펀드로 1조3,691억원이 몰렸고, 후취 수수료형인 클래스C와 온라인펀드인 클래스Ce로도 각각 1,935억원, 17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영국현지법인이 운용을 담당하는 이 펀드는 투자대상을 특정자산이나 지역, 섹터에 한정하지 않고 전세계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국내 첫 ‘글로벌 스윙 펀드’다.
만약 중국 증시가 좋으면 중국 증시에 100% 투자했다가도 부동산 경기가 좋다고 판단되면 투자처를 민첩하게 부동산으로 옮길 수 있는 일종의 ‘핫머니’다. 때문에 기존의 펀드에 비해 위험성이 크고 수수료도 3%대로 높은데도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운용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인사이트 펀드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매력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단 다른 펀드와 함께 분산투자한다면 무리가 없겠지만 아직은 운용성과가 없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올인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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