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가 가시화하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이 전 총재,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존에 이 후보에 쏠려 있던 보수층 지지가 이 후보와 이 전 총재로 갈라지는 동시에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등 군소후보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면서 범여권 단일후보로 정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3자 구도 하에서도 여전히 이 후보가 앞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는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는 등 '대형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다. 의혹 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면 대선은 '시계 제로'로 바뀐다.
이 후보 측은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이 후보의 승리에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전 총재가 탈당하는 순간, 그를 지지했던 한나라당 지지층이 등을 돌려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반면 이 후보 지지층의 결속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해도 지지율은 이 후보와 정 후보, 이 전 총재가 40 대 20 대 20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총재가 출마 후 차떼기와 대선 3수 등에 대한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치고도 지지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 후보 역시 보수층 분열의 반사이익과 함께 '+알파'의 자체 득표력을 보여 주면 팽팽한 3파전이 이뤄져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정 후보의 지지율이 10%대에 머문다면 대선은 이 후보와 이 전 총재의 양자대결로 바뀐다.
정 후보 측은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새로운 기회"라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사실 자체 힘으로 난공불락이었던 이 후보와의 50 대 20구도가 이 전 총리의 출마로 무너졌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정 후보로선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를 희석시키고 '진보 대 보수' '부패 대 반부패'등 새로운 전선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김현미 대변인은 "보수층의 분열과 부패에 식상한 진보진영이 단결하면 3자 구도에서 정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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