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이 원래 백댄서였다. 키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춤을 추는 직업을 포기하고 씨름판에 몸담았지만 타고난 끼는 어쩔 수 없는 법. 모래판에 거구들을 뉘일 때마다 어김없이 ‘테크노 댄스’를 추며 숨겨진 끼를 맘껏 발산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테크노 골리앗’. 샅바를 버리고 이종격투기 글러브를 낀 지금도 최홍만(27ㆍ218㎝)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계를 동경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어릴 적 소망이 결실을 보게 됐다.
최홍만이 가요계에 데뷔한다. 최홍만의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1일 “최홍만이 오늘 서울에서 앨범 재킷 촬영을 한다”면서 “춤추는 것을 좋아해 뒤에서 춤을 추거나 랩 1, 2곡을 부르게 된다”고 밝혔다.
최홍만은 슈퍼모델 출신의 보컬 강수희(23)와 혼성 2인조로 입을 맞춘다. 강수희가 노래를 하고 최홍만은 곁에서 춤을 추거나 랩으로 자신의 노래 솜씨를 뽐낼 예정. 2인조 그룹의 이름도 ‘미녀와 야수’로 정했다. 귀여운 야수와 커다란 미녀라는 뜻이다. 최홍만의 목소리가 담긴 4곡이 강수희 음반에 수록될 예정이다.
최홍만은 “학창 시절 춤을 잘 췄고 좋아해 TV를 보면서 ‘저런 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키가 크지 않고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백댄서 같은 연예계 일을 했을 것이다. 열다섯살 때쯤 키가 크고 운동을 시작하면서 꿈을 포기했다. 좋은 기회가 와서 내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운동선수가 한눈을 파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내가 운동을 하고 있지만 매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운동 안 하고 다른 분야 일한다고 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쉬는 기간 틈틈이 짬을 내 준비한 것이다. 남보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간다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홍만의 이번 가요계 데뷔는 지난 해 12월31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K-1다이너마이트 대회에 출전할 당시 강수희가 현장에서 현란한 춤과 함께 <미녀와 야수> 라는 노래를 부르며 최홍만을 응원한 것에 대한 보답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녀와>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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