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5~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7~9일 대정부 질문을 펼친다. 국감이 시작부터 끝까지 본연의 정책감사와 동떨어진 대선 후보 흠집내기로 채워졌듯, 대표연설과 대정부 질문 또한 대선 관련 정치공세로 메워질 전망이다.
대선을 앞둔 정기국회가 으레 그랬듯 의원들의 마음이 대선판에 가 있어서 그렇다지만 국민 삶과 직결된 예ㆍ결산안이나 법안 심의는 미뤄둔 채 정치공방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답답하다.
그나마 그 동안은 후보 흠집내기 공방의 구도가 아주 간단했고, 요지부동의 판세 때문인지 대부분의 정치공세가 국민적 무관심의 벽에 부딪쳐 제풀에 김이 빠지곤 했다.
그러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독자 출마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고정된 판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앞으로 국회에서의 정치공방의 양상은 한결 복잡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다.
당장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신당 측의 공세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집중적으로 거론해 온 'BBK 의혹'이 김경준 전 BBK 대표의 귀국이 임박한 시기적 특성과 맞물려 지금까지와는 다른 파괴력을 가지리라는 기대가 당내에 무성하다.
이 후보에 대한 공세가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직접적 배경인 '선거 무관심'이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어 정치공세의 효과를 기약할 만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보ㆍ보 대결' 중심의 대선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날 걱정은 있지만, 어차피 고착상황을 흔드는 것이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도 소극적 대응에 머물기 어렵다. 이 후보를 적극 방어하면서 정동영 후보나 이 전 총재에 대한 검증 고삐를 조여갈 태세다.
특히 이 전 총재를 견제하기 위해 당의 과거도 일부 헤집을 방침이다. 이 전 총재에 대한 비난 공세는 '자해' 성격도 무시할 수 없어 언제든 신당에 빌미를 줄 수 있고, 그에 따라 정치공방전은 복잡하게 뒤엉킬 수밖에 없다.
이런 공방전이 대선용 선심성 정책과 거리가 먼 '진짜' 정책과 법안에 대한 국회의 무관심을 자극하리라는 점에서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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