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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의 이재오 비판, 나도 그런 생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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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의 이재오 비판, 나도 그런 생각 있다"

입력
2007.11.0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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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재오 최고위원을 공개 비난한 데 이명박 후보가 2일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해 이 최고위원이 점차 벼랑에 몰리는 양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아직도 경선 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한 데 대해 "당의 원로로서 박 전 대표나 상임 고문들이나 어떤 분도 당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렇게 할 수 있다. 나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순간적인 발언인지는 몰라도 충분히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의 2선 후퇴 주장에는 "여의도 정치 얘기는 여기선 그만하자"며 언급을 피했다. 가능성을 닫지 않은 것이다.

이 후보의 언급은 박 전 대표측을 달래기 위한 제스처이자 이 최고위원에 대한 강한 경고로 풀이된다. 이 후보 진영 내부에서조차 이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심상찮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박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 "아이고, 참" 이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시 내가 성질을 못 참아 목소리만 크게 낸 것이지 무슨 내용이 있었느냐. 아무 내용 없는 소리였다"고 물러섰다. 자신을 옥죄어오는 안팎의 기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이 자발적으로 2선으로 물러서거나 역할을 축소할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측근들은 "앞으로도 평소처럼 이 후보를 위해 전력 투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3일 여의도를 떠나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운하 243㎞ 구간을 자전거로 탐방할 예정이다.

이태희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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