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수출하는 농산물 중에 '파프리카'라는 시설채소가 있다. 국내 소비량이 많지 않아 거의 대부분 일본에 수출한다. 피망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빨강 노랑 파랑 등 고운 색깔로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이름을 외우기도 쉽지 않은 이 외래종 채소가 실은 우리 농가의 효자다.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무역은 업계 최초로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파프리카 수출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파프리카 수출업체는 20여 개에 달하며, 올해 총 5,000만달러 이상의 수출이 예상된다. 지난해 수출액은 4,600만달러. 2004년부터 3년 동안 수출액만 1억6,391만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한국 영화 수출액(1억6,879만달러)과 비슷한 규모다.
원래 파프리카는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농업 선진국에서 장악했던 품목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 국내에 들여온 지 10여년 만에 최대 시장인 일본에서 6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컸지만 농가의 노력으로 품질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에도 파프리카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서서히 소비가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 더욱 귀한 농산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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