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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사…'그 남자 목소리' 믿음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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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사…'그 남자 목소리' 믿음직하네

입력
2007.11.0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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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상담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114 전화번호 안내원의 상냥하고 목소리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이동통신사나 보험 홈쇼핑 공공기관 등에 전화를 걸면 여성이 아닌 남성 전화상담사와 통화를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화상담사의 급여 등 대우가 대기업 신입사원 못 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성들의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전화상담을 어느 직종보다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현직 남성 전화상담사 두 사람을 만났다.

◆ ‘남자라서 더 유리해’-GS홈쇼핑 김정무 상담사

“남자가 전화를 받으니까 놀라서 전화를 끊어 버리는 고객도 있었어요. 하지만 남자라서 더 좋은 점도 많습니다.”

GS텔레서비스 소속 전화상담사인 김정무(31)씨는 “전화 상담은 여성들만의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씨는 2006년 10월 입사해 지금은 GS홈쇼핑에서 상품들을 구매한 고객들의 민원과 고충을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공격적으로 험한 말을 하며 불만을 표출하는 고객의 경우 오히려 남성들이 더 대응을 잘한다”면서 “감성이 예민한 여성 직원들은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들은 보통 마음에 담지 않고 털어버린다”고 남성 전화상담의 장점을 들었다.

김씨도 처음에는 여성들이 너무 많은 조직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작년 그가 입사할 당시 전체 직원 700명 중 단 50명 만이 남성이었다는 것.

다른 회사에서 사회경험을 쌓고 온 그였지만 여성직원이 90%가 넘는 회사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엔 화장실 갈 때에도 다들 날 쳐다보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며 활짝 웃었다.

전화상담이라는 직업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인터넷 취업사이트에서 접하고 지원했다는 그는 “‘텔레서비스’와 ‘텔레마케팅’의 차이도 몰랐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이 일을 사랑하게 됐다”면서 “전화상담에 대한 편견으로 망설이고 있는 남성 구직자들이 있다면 자신 있게 도전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 ‘전화상담은 전문직’-김범석 KTF 상담사

김범석(29)씨는 KTF 강북고객센터에서 14명의 전화상담사들을 책임지는 파트장인 베테랑 상담사다.

그가 처음 입사했던 2001년만 해도 남성 전화상담사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강북고객센터 상담원 500여명 중 16%가 남성이다.

그는 “그러나 아직 전화상담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입관은 여전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전화상담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오해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전화상담사란 해당 상품에 대한 깊은 지식,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다양한 상황에서 고객을 끝까지 배려하는 인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전화상담을 쉽게 생각하고 달려들면 반드시 얼마 못 가 자포자기하며 그만두더라”고 덧붙였다.

김씨가 지적하는 또 하나의 오해는 전화상담사로 취직하면 은퇴할 때까지 앉아서 전화상담만 할 거라는 생각이다.

그는 “자신이 관심만 있다면 전화상담 부서뿐 아니라 기술팀 교육팀 고객지원실 운영팀 등 다양한 곳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회사의 평등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는 어느 직장에서도 찾기 힘든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통화가 많은 요금청구 주간에는 다른 팀 직원들이 커피나 간식 등을 자리로 배달해주기도 해주고, 생일잔치나 MT, 음악방송, 피구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준다.

김씨는 전화상담사의 전망에 대해 “금융ㆍ통신 등에 국한됐던 전화상담이 요즘은 구 단위의 공공기관, 지역케이블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특히 논리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남성 상담원들이 더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심혜이 인턴기자(중앙대 정치외교학 3년)

■ 상담사 취업 체크포인트

꼭 말만 잘 한다고 고객센터 전화상담사로 채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을 잘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경청 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사 담당자들이 신입 전화상담원을 뽑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말과 표정

면접을 볼 때에는 음성과 표정을 밝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설득력도 중요하지만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의사표현 습관이 먼저라는 것. 상대에게 적대감을 주는 위압적인 목소리나 언어선택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들은 논리적이고 공격적인 말투를 구사하는 경우가 흔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바탕 위에 표준어와 논리적 표현력을 기르면 금상첨화다.

◆ 인성

전화상담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이다. 따라서 상담사의 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긍정적인 성격, 고객의 불편을 최우선시하는 마인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 등을 평가한다. 특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먼저 익혀놓으면 면접뿐 아니라 실제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

◆ 직무능력 및 지식

취업 희망 업체의 사업영역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중요하다. 이동통신사의 전화상담사를 원할 경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상통화 ‘SHOW’등에 대한 내용과 불편사항 등을 이해하는 게 유리하다. 특히 이런 기술적인 부분은 남성들에게 더 유리하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평이다.

◆ 태도 및 준비성

전화상담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고,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남성상담사를 지망한다면 여성비율이 높은 만큼 여성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 등을 준비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임지연 KTF 강북고객센터ㆍ 윤성훈 GS텔레서비스 인사총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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