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특급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35)가 외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또 두산 고졸 루키 임태훈(19)은 생애 단 한번 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패한 아픔을 팀 사상 첫 MVP-신인왕 동반 수상으로 달랬다. 한 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배출한 것은 1985년 해태(현 KIA) 김성한-이순철, 93년 삼성 김성래-양준혁,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MVP를 동반 수상한 류현진(한화)에 이어 통산 4번째. 또 지난 2004년 이후 4년 연속 투수가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 하는 강세를 이어갔다.
리오스는 3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07년 프로야구 MVP 투표에서 전체 유효 투표수 91표 중 71표를 얻어 8표에 그친 타격왕 이현곤(KIA)을 제치고 2,000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를 받았다.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오른 심정수(삼성)는 7표, 탈삼진왕 2연패를 달성한 류현진은 3표, 사상 첫 2년 연속 40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삼성)은 2표에 머물렀다.
98년 용병 제도가 도입된 이후 외국인 선수의 MVP 수상은 첫 해 OB 타이론 우즈(현 주니치 드래건스)에 이어 2번째이며 투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또 두산의 MVP 수상은 전신인 OB를 포함해 1982년 박철순, 95년 김상호, 98년 우즈에 이어 4번째.
리오스는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뛰어난 성적을 올려 MVP 수상이 예상됐다. 올시즌 리오스는 83년 장명부 이후 24년 만에 선발 22승(5패)을 올리며 다승, 평균자책점(2.07), 승률(0.815) 투수 부문 3관왕에 올랐다.
또 외국인 투수 사상 첫 6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과 두 자릿수 승리, 4시즌 연속 200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하며 ‘철완’의 면모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평가 받았던 두산은 에이스 리오스의 기복 없는 활약에 힘입어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리오스는 “MVP를 받아 기쁘다. 수상의 영광을 동료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힌 뒤 “MVP보다 우승을 더 하고 싶었지만 못해 아쉽다. 내년에 더욱 잘하기 위해서라도 내일부터 열심히 하겠다"고 두산 잔류 의지를 시사했다.
앞서 열린 신인왕 투표에서는 올해 7승3패20홀드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두산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고졸 루키 임태훈이 79표를 얻어 라이벌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상금 2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팀 동료 외야수 김현수와 현대 셋업맨 조용훈은 각각 9표와 3표에 그쳤다. 두산의 신인왕 수상은 1983년 박종훈, 84년 윤석환, 99년 홍성흔에 이어 4번째다
임태훈은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이번을 계기로 내년에는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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