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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번엔 '카드폭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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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번엔 '카드폭탄' 째깍째깍

입력
2007.11.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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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000억 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에 이어 이번엔 9,150억 달러의 신용카드 대출이 금융시장에 ‘제2의 모기지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0일 경제전문지 포춘 최신호는 최근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한 미국 가계의 신용카드 부채에 대해 “연체 등 긴장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씨티그룹,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 원, 워싱턴 뮤추얼 등 월스트리트 메이저 금융사들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춘에 따르면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씨티그룹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수익이 57%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대손충당금으로 22억4,000만 달러를 설정했다. 이 회사에서 지난 7년간 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게리 크리텐든은 “현직을 맡은 이래 처음으로 고객들의 미상환잔고가 증가하고 현금인출도 늘어났다”며 “이는 향후 문제 발생 가능성을 예고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우려는 타사도 마찬가지여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미국 카드사업 부문 대손충당금을 44% 늘렸고, 캐피털 원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워싱턴 뮤추얼도 카드 관련 대손충당금을 20% 이상 늘린 상태라고 포춘은 지적했다.

포춘이 소개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신용카드 연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처럼 연계 채권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지고, 이 상황이 다시 채권 보증 및 투자기관인 은행, 헤지펀드 등의 신용경색으로 확대 재생산 돼 서브프라임 못지않은 금융경색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이클 메이요 도이체방크 미국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잠재적 도미노 효과와 관련해 경계를 한 단계 높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선 신용카드 부채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과 달리 연체 등 결손이 일순간에 터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관계자는 “신용카드회사들도 연계 채권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급격히 나빠지는 게 아니라 완만하게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코메르츠방크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그나마 담보가 있으나, 신용카드 부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에 따라 피해가 발생할 경우 연체액 전체가 손실로 처리될 수 밖에 없다”며 신용카드 부채의 ‘휘발성’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발 신용카드 부채 위기가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인들은 여전히 둔감하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 소비자 신용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에도 경종이 가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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