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위의 철강업체 라이우(萊蕪)강철은 이달 초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건축물에 들어가는 철근에 대해 KS(한국산업표준)인증을 받았다. 중국 철강업체로는 처음이다.
국회가 7월 건축물 안전을 이유로 핵심 건설자재에 대해 KS 획득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법률(건설기술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철강시장을 공략해온 중국 철강업체들이 이제 품질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실제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2003년 182만톤(전체 수입량의 11.6%)에서 올해엔 7월 현재까지 832만톤(52.7%)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철근만 해도 연 70만~80만톤이 수입되고 있다.
그런데 저가(低價)를 무기로 국내시장에 침투해온 중국 철강제품 중 철근 등 건설자재의 경우 건축물 안전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때문에 국회는 ‘건설자재ㆍ부재는 KS를 획득하거나 건설교통부 장관이 적합하다고 인정한 제품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한다’는 조항을 넣은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주승용 의원 측은 “저질의 해외 철강제품이 마구잡이로 들어와 국내 건축물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별 이견이 없어 빠르면 11월 중순께 본 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상당 수준의 철강기술을 확보한 중국 철강업계는 국내시장의 ‘KS 장벽’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다. 이번 라이우강철의 KS 획득에 이어 르짜오(日照)강철, 지난(濟南)강철, 텐진(天津)강철 등이 잇따라 ‘KS 등용문’을 두드릴 조짐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국내시장 장악을 위해 총 공세에 나선 셈이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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