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얼떨결에 바지에 오줌을 싼 학생에게 옷이 마를 때까지 서 있으라며 3시간 가량 교실 앞에 세워두는 체벌을 가해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광주 J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담임 A(45ㆍ여) 교사는 22일 오전 9시30분께 학교강당에서 학예회 연습을 하던 중 B(7)군이 바지에 오줌을 싸자 교실로 데려가 서 있도록 했다. A교사는 당시 B군에게 바지가 마를 때까지 교실 칠판 옆에 서 있도록 지시했고, B군은 4교시가 끝난 낮 12시20분께까지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젖은 바지를 입은 채 서 있어야 했다.
B군 어머니는 “1학기 초에 선생님에게 아들의 방광 기능이 좋지 않아 화장실 출입이 잦으니 수업 중이라도 소변을 보고 싶어하면 화장실에 보내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이럴 수가 있냐”며 “아이가 느꼈을 수치심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A교사는 이에 대해 “학교에 B군에게 갈아 입힐 옷이 없었고, B군이 어머니 휴대폰도 없다고 말해 그런 줄 알고 연락을 하지 못했다”며 “젖은 바지가 빨리 마르도록 햇볕이 드는 교실 앞 창가 쪽에 세워뒀을 뿐 마음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교육청은 A교사의 조치가 과잉 체벌로도 볼 수 있다고 보고 조만간 A교사를 징계키로 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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